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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칼럼

보육교사 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영유아프로그램개발과평가

남재정 운영교수

10여 년간 유아교육현장에 몸담고 있으면서
과연 이 길이 내게 맞는 것일까? 잘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한 것 같다.

한 고비 넘기면 또 한 고비를 넘어가면서 보육교사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린 적도 있었다.
헌신과 사랑이 없이는 힘든 일이 보육교사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새로운 교수방법들을 배우려고 방학 기간 동안 휴가 대신으로 연수를 받기도 했다. 새로 배운 것을 활용했을 때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활동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시간을 따로 내서 읽기,쓰기와 같은 문자지도를 하지 않아도 이름표, 동시나 새노래 자료, 요리 활동표, 하루 일과표 등 유아 주변의 친숙한 교실환경 자료를 활용하여 활동을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을 익히게 된다.
"선생님, 애가 글을 읽어요. 신기해요." 학부모님의 얘기를 들으면 배운 이론을 잘 적용했구나 뿌듯하기도 했다. "성생님 사랑해요" 써진 색종이 카드를 받으면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지고 가치 있게 느껴졌다.
다른 유아와 상호작용하다 보면 또 다른 유아들끼리 갈등이 생겨 둘 중 하나가 얼굴에 상처가 나고 울음으로 종료되는 상황이 발생할 때도 있다. 두 아이를 진정시키고 약을 발라주며 좀 더 세심했어야 했는데 자책감이 들기도 했다.
즐거운 소풍, 견학 날이지만 교사는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초긴장상태가 된다. 동화를 실감나게 읽어주다 보면 등장인물에 감정이입되어 목소리를 크거나 무섭게 낼 때가 있다. 밖에서는 상황은 보이지 않으니 들려오는 소리만 듣고 아이들을 혼내는 것 아니냐며 항의전화를 받았을 때는 '이런 오해를 받으면서 계속해야 하나'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동료교사와의 갈등이라도 생기면 심적으로 더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한 것 같다. 몸이 아픈데도 아이들을 돌봐야 할 때는 교사로서의 책임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다시는 이 길 쪽으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결심하며 과감히 일을 그만둔 적이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좋아 업(業)을 선택했던 초심(初心)이 대학원 공부를 마치고 다시 아이들에게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이른 아침 7시에 잠이 덜 깬 상태로 엄마 손에 이끌려 어린이 집(직장어린이집이었음)을 들어오는 아이들을 맞이할 때마다 반가운 마음과 이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오늘은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해줄까? 웃게 할 수 있을까?"를 매일 고민하고, 그 방법들을 찾아 교육하는데 애를 썼던 기억이 생생하다.

보육현장이 힘들고 고된 생활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아이들 때문이었다. 환하게 웃으며 선생님~하고 달려오는 아이를 보며
'그래, 내가 있어야 할 이유가 바로 아이들이야.'라며 초심을 일깨워주곤 했다.

영유아보육법에는 보육교사의 법적지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보육교직원"이란 어린이집 영유아의 보육, 건강관리 및 보호자와의 상담, 그 밖에 어린이집의 관리·운영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어린이집의 원장 및 보육교사와 그 밖의 직원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보육교사는 민감한 양육을 통한 애착형성과 영유아의 건강과 안전 등 양육을 위한 역할, 교육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하여 평가하는 교수자의 역할, 영유아의 전반적인 생활에서 본보기가 되어주는 모델의 역할, 영유아간의 갈등 및 문제 상황에서 문제해결을 돕는 중재자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타고난 성품이나 소질 또는 어떤 분야의 일에 대한 능력이나 실력의 정도를 의미하는 자질(資質)의 측면으로 살펴볼 때, 보육교사는 우선, 신체적·심리적으로 건강하고, 영유아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있어야 하며, 교육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높은 자기효능감을 가진 개인적 자질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영유아발달 관련 지식과 의사소통기술, 교수법관련기술, 교구제작기술 등 양육에 필요한 기술과 보육교사로서의 윤리의식을 지닌 전문적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성미영 외).

과중한 업무, 낮은 보수, 열악한 보육환경, 잦은 이직률과 최근에는 학대까지 보육 현장이나 보육교사에 대한 사건과 사고로 이슈화 되고 있다. 각 지역의 육아종합지원센터를 통한 다양한 교육적인 지원과 평가인증을 통해 보육교사의 전문성과 지위를 높이고 보육현장의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에 30여명이 넘는 의뢰인(영유아, 학부모, 상위기관 담당자, 보육교직원 등)을 동시에 대하는 직업적 특성상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그 밖에도 보수교육, 직무교육과 평가인증을 위한 준비로 잦은 야근을 해야만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아동학대를 미연에 예방하여 안심보육환경을 조성해나가기 위해 설치한 CCTV가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당하는 인권 측면과 대치대면서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사기저하가 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기도 하다.

정책적으로 유보통합이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유보통합이란 유아교육법에 따라 교육부에서 관리·감독하는 유치원과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보건복지부에서 관리·감독하는 어린이집을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발맞추어 법 개정뿐 만아니라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하고 있으며, 교사의 처우개선과 보육교사양성과정이 강화되고 있다. 교사 채용에 있어서는 서울시를 시작으로 국공립어린이집 교사를 시험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이처럼 영유아 보육이 점점 가정과 부모 중심에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심 및 지원을 받는 공적인 영역으로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교사의 전문적 자질이 강조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 속에서 영유아 개인의 발달 특성을 고려한 놀이중심, 흥미중심, 경험 중심의 보육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사의 개인적 자질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보육교사가 만나는 영유아들은 신체·언어·사회·정서·인지적으로 전인발달의 기초가 형성되는 결정적시기에 있다.
그러하기에 보육교사에게 영유아를 한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매우 중요한 자질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지인 분들에게는
"보육교사 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지금이라도 공부해 보시는 건 어떠세요? 도전해보세요~"라고 권유해본다.
결혼과 육아로 잠시 보육현장을 떠나있지만 이제 곧 돌아갈 날이 다가오고 있다.
내년이면 딸이 초등학생이 되니 말이다.